[사설] 한파 방풍막 설치사업, 엉터리 계약으로 혈세 낭비한 영광군
[사설] 한파 방풍막 설치사업, 엉터리 계약으로 혈세 낭비한 영광군
  • 투데이영광
  • 승인 2024.03.1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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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 낭비 사례는 그동안 수없이 지적돼 왔으나 고쳐지지 않고 있으니 고질이나 마찬가지다. 과연 군민의 혈세를 이렇게 갖다 버려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영광군에서 드러난 예산 낭비 사례도 어처구니없다. 군은 최근 겨울철 한파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권 보호 등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58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지역 소재 정류소 50개소에 올해 1월까지 방풍막 설치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영광군이 추진한 한파 방풍막 설치사업이 당초 추진배경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인다. 관내 한 정류장에 설치된 방풍막이 시공이 마무리 된 지 불과 며칠 만에 찢어진 채 방치되고, 2월 달에 접어들 시기까지도 시공자체가 되지 않는 곳도 수두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산 낭비와 늑장 행정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심한 것은 타 지자체 사례만 찾아봐도 전문 시공 업체를 파악할 수 있는데 군은 방풍막 해체 및 보관까지 생각해 엉터리 일처리를 한 것이다. 타 지자체는 주로 창호업체에 관련 시공을 맡기고 있지만 영광군은 시공 능력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광고업체와 수의계약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민간업자의 부실시공을 나몰라라 방치했단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영광군은 바닷가를 끼고 있어 연평균 기온이 가장 낮은 1월 전 한파 방풍막 시공이 마무리 됐어야 하지만 예정된 사업 완료 기간이 넘도록 설치 자체가 되지 않은 곳이 허다할 뿐 아니라 설치된 곳의 경우에도 관리부실로 방풍막이 찢어진 채 방치되는 등 겨울철 주민들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다는 사업 본연의 취지가 상실되면서 성난 민심이 하늘을 찌르는 듯하다.

  이 정도 상황이면 예산만 낭비한 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부터 사업 계획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사태가 벌어질 수 있겠나 싶다. 과연 군민의 혈세를 이렇게 갖다 버려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예산 낭비가 되풀이되는 것은 부실행정 탓이다. 걸핏하면 튀어나오는 부실행정 불통행정에 군민들은 지쳤다. 군의회의 행정사무감사나 담당 공무원의 징계도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 주먹구구 예산 편성은 주먹구구 행정을 낳고 예산 낭비를 초래한다.

  군민 세금이 한 푼이라도 허투루 새는 일이 없도록 밤을 새워서라도 꼼꼼하게 심사를 해야 한다. 모든 사업은 기획단계부터 부서간 긴밀한 업무협의를 통해 철저히 분석하고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보길 바란다. 전시행정이 아닌 철저한 책임행정만이 부실행정·예산 낭비를 막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