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위 속 저소득층 겨울나기…난방비 지원 사각지대 집중해야
[사설] 추위 속 저소득층 겨울나기…난방비 지원 사각지대 집중해야
  • 투데이영광
  • 승인 2023.11.2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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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가에 한파까지 겹치면서 월동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동절기를 맞아 전기와 가스 사용 등이 늘어나면서 서민들의 난방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비해 20% 안팎이 치솟은 전기요금이 또다시 인상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석유난로 등에 쓰이는 실내등유와 보일러등유 등이 동절기 가격으론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휘발유 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난방비 부담이 우려되고 있다. 자칫 지난 겨울과 마찬가지로 또다시 난방비 대란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고물가에 이어 가중되고 있는 난방비는 취약계층과 서민뿐 아니라 중산층 가계의 소비심리까지 위축시켜 경제 전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취약계층 지원이 절실하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 중 취약계층은 하위소득 20% 국민들이다. 이들이 부담하는 필수 생계비 즉 수도, 전기, 교통비 요금이 가처분 소득의 80% 가까이 된다. 중산층의 경우는 가처분 소득 중 필수 생계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정도 밖에 안 된다. 코로나19가 극복되고 경제가 정상화됐지만 취약계층이 난방비를 포함한 공공요금 인상에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난방비 폭탄에 제대로 보일러를 가동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미 전기요금 인상으로 온열장판 사용 부담도 더 커졌다.

  지금도 이렇게 추운데 한겨울에는 추위가 얼마나 더할지 짐작조차 어렵다. 정부와 지자체는 저소득층의 난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먹고 입는 문제에도 관심을 더 기울일 일이다. 관의 노력만 전부가 아니다. 군민들도 고달픈 이웃에 애정을 보일 때다. 형편 닿는 대로 성금도 내고 시간 나는 대로 자원봉사에 나선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한결 따뜻해질 터이다.

  전남도는 최근 공공요금과 소비자물가, 도시가스 도매요금 등의 인상으로 어려운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위해 동절기 도시가스요금 부담을 완화하고, 지난 10월부터 20245월까지 8개월간 사용분에 대해 요금을 미납하더라도 도시가스 공급 중단을 늦추기로 했다.

  영광군도 매년 취약계층의 겨울나기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형식적 대처를 넘어 살뜰하게 돌봐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지자체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내놓는 건 긍정적인 일로 평가된다. 하지만 비용지원이 대책의 전부여서는 안 된다. 관계 공무원들이 현장으로 달려가 시급하고도 절실한 지원책이 무엇인지 촘촘히 살펴야 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현장 복지'가 사무실 책상에서 이뤄질 리 없다. 지원 대책이 부족하거나 구멍 난 곳이 없는지 현장에서 꼼꼼히 살피길 바란다. 홀몸 노인이나 모자가정 등 경제·사회적 약자를 세심하게 보살펴 무사히 겨울을 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줘야 한다.

  우리 모두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그 힘든 겨울을 더욱 힘들게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을 위해 우리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뒤돌아보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