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갑산 도립공원 명칭 갈등 또 수면위로…함평군, 지역갈등 조장 행위 중단해야
[사설] 불갑산 도립공원 명칭 갈등 또 수면위로…함평군, 지역갈등 조장 행위 중단해야
  • 최윤희 기
  • 승인 2023.11.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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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군과 함평군의 접경을 이루고 있는 불갑산 도립공원 명칭을 둘러싸고 지역자치단체 간 갈등이 또 다시 표면화되고 있다. 갈등은 지난 2월 함평군과 전남도의회 모정환 의원(민주당·함평)이 전남도에 불갑산 도립공원의 산 이름을 옛 명칭인 모악산으로 정정해 달라는 지명 변경 요청서를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현 불갑산(516m)은 원래 모악산으로 불리던 산이었으나, 1900년대 들어 모종의 이유로 갑작스레 이름이 변경됐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각종 지도에도 불갑산으로 명기돼 있는 데도 영광군이 지난 2003년 모악산을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로 국토정보지리원에 등록 요청하면서 도립공원 명칭까지 불갑산으로 바뀌게 됐다는 것.

  영광군은 1959년에 작성된 대한민국 최초의 전국 지명조사철을 근거로 영광군·함평군에서 각각 제작한 지명조사철이 지목하는 불갑산의 경·위도 좌표가 126-34-00으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반면 함평군 지명조사철에서 표기한 모악산의 경·위도는 126-32-00으로 아예 다른 곳이라는 주장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발간한 한국지명유래집(2010 전라·제주편)에서 불갑산을 함평군 해보면과 영광군 불갑면 묘량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모악산은 불갑산 다음으로 높은 산봉우리(고도 339m)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광군은 모악산 도립공원이라는 명칭은 이미 지난 1971년 전북 김제시 일대에서 지정·관리 중인 도립공원에 쓰이고 있으므로 명칭 변경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함평군은 영광군과 아무런 소통과 동의 없이 불갑산 정상에 헬기를 통해 기습적으로 모악산-516m 함평군 최정상표지석을 설치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함평군의 이 같은 행태는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불갑산 도립공원 명칭을 두고 딴지를 걸어왔으며, 영광군과의 상생의 길보다 지역이기주의로 접근해 왔다. 함평군의 작태에 황당함을 넘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이토록 명확한 경계 기준이 있음에도 함평군은 왜 무의미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지 짚어볼 문제다.

  모정환 의원에게 묻고 싶다. 불갑산 도립공원 명칭 변경이 당신의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정치인을 유권자가 선택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지금 함평군과 모정환 의원은 함평군 유권자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타 지역과 갈등을 유발하면 지역 내 여론이 단합되는 구시대적인 발상을 하고 있다.

  함평군과 모정환 의원의 이러한 행태에 동참하고 있는 지역 단체들도 문제다. 함평군 모 사회단체는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행위가 우리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저해하는 행위임을 지적하기는커녕 지속가능발전 저해 행위에 동조하고 있다. 함평군은 지역갈등 조장과 영광군을 무시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영광군과의 상생을 위한 소통과 화합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다. 함평군은 지역 간 불화를 조장하는 이기주의적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영광군과 군민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 더 이상 사태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무책임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