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 사회단체서 불갑산 도립공원 정상에 표지석 기습 설치…영광군민들 ‘뿔났다’
함평군 사회단체서 불갑산 도립공원 정상에 표지석 기습 설치…영광군민들 ‘뿔났다’
  • 최윤희 기자
  • 승인 2023.11.1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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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산·함평군 최정상’, ‘함평인의 정기 여기에서 발원되다’ 새겨져
기습 표지석 설치에 두 지자체 간 갈등 조장, 영광군민들 분노

  지난 31일 함평군의 한 사회단체에서 영광 불갑산 정상인 연실봉에 헬기를 동원해 기습적으로 표지석을 설치하면서 영광군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영광과 함평에 걸쳐 있는 이곳은 명칭 변경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달 말 함평군의 모 사회단체가 기습적으로 표지석을 설치하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논란은 지난해 12월과 2월 전남도의회 모정환 의원(민주당· 함평)5분 발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 의원은 당시 모악산은 함평군 해보면 금계리에 속한 산인데, 불갑사라는 사찰이 지어지면서 불갑산으로 불리고 있다면서 근현대사까지 이어져온 모악산이라는 지명을 존중해 원래 지명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다툼이 시작됐다.

  영광군은 즉각 반발하며 옛 국가 공인 자료에 따라 불갑산과 모악산을 별개의 산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명칭 변경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광군은 1959년에 작성된 대한민국 최초 전국 지명조사철을 근거로 영광군·함평군에서 각각 제작한 지명조사철이 지목하는 불갑산 경·위도 좌표가 ‘126-34-00’으로 일치하고, 함평군이 지명조사철에 표기한 모악산 경·위도는 ‘126-32-00’으로 다른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31, 함평군의 한 사회단체가 전라남도 도립공원인 영광 불갑산 정상에 표지석을 설치하면서 두 지자체 군민 간 갈등으로 사태가 확산됐다.

  표지석 앞면에는 모악산과 함평군 최정상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함평인의 정기 여기에서 발원되다라고 새겨져 있다.

  함평군 관계자는 영광군에서 모악산이라는 지명을 다 지우고 불갑산 도립공원으로만 표기하는 등 먼저 불을 지폈고, 그러다보니 사회단체에서 행동으로 나선 것 같다측량 값 등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경계를 나눈 곳에 표지석 설치 허가 신청이 들어왔고, 법적 문제가 없어 승인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영광군민들은 함평군과 사회단체의 작태에 황당함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전남도가 불갑산 도립공원으로 지정하고 있음에도 함평군은 왜 무의미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이어 함평군은 두 지자체 간 불화를 조장하는 이기주의적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영광군과 군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더 이상 사태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무책임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쏘아붙였다.

  일각에서는 영광군과 함평군 두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협의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영광군 관계자는 지난 7일 함평군에 표지석 철거 요청 공문을 보내둔 상태라며 영광군민들과 방문객들이 혼란을 격지 않게 최선을 다해 빠른 원상복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