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쓰레기 불법소각 여전…무용지물 마을 분리수거장
농촌 쓰레기 불법소각 여전…무용지물 마을 분리수거장
  • 최윤희 기자
  • 승인 2023.06.2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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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적 무단소각 농촌 쓰레기, 지자체 방치도 한몫
농촌 현실 고려한 실효성 있는 대책 요구돼

 영광군내에서 쓰레기를 불법으로 태우는 것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마을 쓰레기 문제는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로 무단투기에서부터 불법 소각까지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군에 따르면 분리수거 취약지역에 불법 쓰레기 소각을 막고 마을 환경과 미관을 지키고자 2021년부터 마을 공동 분리수거장 설치·운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야심차게 시작한 마을단위 재활용 분리수거장 설치 및 운영 사업이 무용지물로 전락한 모양새다.

 이용 취지가 무색하게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배출하거나 집 앞에 드럼통 등 소각 장소를 따로 만들어 아무런 오염 방지 장치 없이 소각하는 모습도 쉽게 관찰되고 있다.

 이는 쓰레기 수거 차량이 농촌마을 구석구석을 다니지 못하는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영광군은 쓰레기 수거를 위해 인구와 가구 수에 따라 마을마다 일주일에 5번 수거하는 곳과 1번 수거하는 곳 등의 차별을 두고 있다.

 이로 인해 농촌마을 곳곳에서는 인적이 드문 시간대에 생활 쓰레기를 무단으로 태우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일부 주민들은 쓰레기를 돈 주고 버리는 것은 도시에서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논란이 일고 있다.

 3년 전 묘량면으로 귀촌한 A씨는 시골 어르신들은 생활 쓰레기를 태우는 것이 환경과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지를 잘 알지 못하다 보니 플라스틱이며 비닐이며 가가호호 그냥 태우는 일이 빈번하다면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어 귀촌했는데 이웃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생활 쓰레기를 태우고 연기와 악취를 풍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군민 B씨는 ·면 소재지의 경우 쓰레기 수거가 원활한 편이지만 깊숙이 들어선 농촌마을에는 쓰레기 수거 차량이 들어오지 않아 태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운전을 할 수 있는 주민들은 차에 실어 읍·면사무소 분리수거장에 직접 가서 처리하지만 관절도 성치 않고 운전도 어려운 노인들은 집하장까지 쓰레기를 가져가는 것도 벅차다고 토로했다.

 쓰레기 불법소각 및 무단투기 관련해 마을방송 및 차량 가두방송으로 계도하고 있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행정으로, 도시와 달리 쓰레기 분리배출 문화에 익숙지 않은 농촌의 현실을 고려해 단속과 계도 외에도 실효성 있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폐기물 분리배출 방법 등을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지속적인 단속 활동을 통해 불법소각 및 무단투기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