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저한 책임행정으로 부실행정·예산낭비 막아야
[사설] 철저한 책임행정으로 부실행정·예산낭비 막아야
  • 투데이영광
  • 승인 2022.08.3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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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군의 여러 시설이 부실 행정 탓에 수십억 원의 아까운 예산만 낭비한 채 철거되거나 또다시 보수로 큰돈을 들이는 등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공무원들의 안일한 업무자세로 인한 예산낭비로 질타를 받고 있지만 마땅한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먼저 200812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루미나리에 사례다. 영광군이 지역 활성화를 꾀하며 설치했지만 3년 후 에너지 절감정책 등 이유로 방치돼 흉물로 전락하면서 부분 철거와 보수작업을 결정했다. 보존중인 루미나리에 조형물 기둥이 좁은 도로에 설치되면서 보행자는 물론 차량통행까지 큰 불편을 초래했지만 군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으로 불통행정이 도마 위에 올라 비난을 자초했다.

 포켓주차장 조성사업도 문제다. 201923천만 원을 투입, 주차 공간 부족 해소를 위해 영광초 일원에 포켓주차장 공사를 시작했지만 총 9필지 중 1필지에 대한 보상 문제가 불거져 공사가 중단됐다. 이 정도 상황이면 예산만 낭비한 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부터 사업 계획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사태가 벌어질 수 있겠나 싶다.

 또한 총 사업비 19억 원을 투입해 지난 1월 착공에 들어간 우도농악전수관 신축 공사가 부실 시공사로 인해 난항을 겪으면서 8월 준공완료 시점이 임박했지만 여전히 부실로 놀리고 있다. 이 같은 시공업체의 무책임하고 불성실한 시공 관행은 공사 관리·감독을 맡은 군청의 안일한 행정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지방자치단체의 철저한 감독과 시공업체의 선정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3월 사업비 117억 원을 투입한 청년창업·육아통합지원센터 조성 사업도 문제다. 첫 삽을 뜬 지 얼마 되지 않아 지하 터파기 공사 도중 지하에 암반층이 발견되면서 공사가 중단됐고 이러한 문제로 애초 계획했던 설계를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예산 낭비는 피할 수 없는 데다 설계변경으로 인해 공사기간이 연장돼 준공기한이 내년 후반기까지로 미뤄졌다. 이번 사안도 공무원들의 미숙한 행정이 불렀다.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해당 부지를 정확하게 조사하고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에 걸림돌이 없는지 사전 검토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런데 이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으면서 많은 군비가 헛되이 날릴 위기에 처했다. 몇몇 실무자의 책임만 묻기에는 맥이 빠진다.

 이런 예산 낭비가 되풀이되는 것은 부실행정 탓이다. 걸핏하면 튀어나오는 부실행정 불통행정에 주민들은 지쳤다. 군의회의 행정사무감사나 담당 공무원의 징계도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 주먹구구 예산 편성은 주먹구구 행정을 낳고 예산 낭비를 초래한다. 군민 세금이 한 푼이라도 허투루 새는 일이 없도록 밤을 새워서라도 꼼꼼하게 심사를 해야 한다. 모든 사업은 기획단계부터 부서간 긴밀한 업무협의를 통해 철저히 분석하고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보길 바란다. 전시행정이 아닌 철저한 책임행정만이 부실행정·예산 낭비를 막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