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으로 돌아온 영광농협의 호랑이
농민으로 돌아온 영광농협의 호랑이
  • 김종훈 기자
  • 승인 2017.02.14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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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영광농협 상임이사 정길수氏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운 作

  정길수 영광농협 전상임이사는 40년동안 몸 담았던 농협을 떠나며 불현 듯 오래전 읽었던 시구를 떠올렸다.
  오랜 기간 함께 근무 하며 본인의 경영 철학과 소신에 말없이 따라와 주었던 직원들의 희생이 퇴임 때가 되어서야 보였다는 것이다.
  퇴임식을 마치고 평범한 농부로 돌아온 정길수 전상임이사를 평일의 한가한 오전, 읍내의 한 찻집에서 만나 보았다.
  상임이사의 권위는 온데간데 없고 평범한 이웃의 아버지와 같은 편안한 미소는 익히 알려진 농협 시절의 카리스마는 쉽게 찾아 볼수 없었다.
  25살에 농협에 입사한 이후 상임이사라는 자리까지 올라 퇴임 하는 순간까지 항상 농협의 목적인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을 가장 먼저 생각 하였다고 말한다. 또한 앞으로의 농협도 이러한 기본 목적을 충실히 수행 한다면 더욱 큰 발전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무 시절 RPC 대형 쌀 사고 수습에 부실대출 정리 등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농민과 직원들의 앞날을 위해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었고, 상무이사가 된 이후로는 급변 하는 농산물 유통과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 하기 위해 영광농협의 모든 역량을 응집 하여 도약의 발판을 마련, 또한 영광농협의 건실한 경영을 위해 재무구조를 강화 하고자 유통 손실보전 자금 및 대손충당금을 은행권 수준으로 적립, 2011년 전국 최초로 영광농업발전협의회를 통해 매년 5억원 이상 조성 출연하여 농산물 가격지지와 유통 시설 확충을 위해 노력 하였다.
  정길수 전 상임이사는 이 과정에서 연봉 동결, 장학금 지원 축소 등 무리한 요구에도 묵묵히 자신의 뜻을 따라주었던 직원들이 가장 고맙고, 그들이 있어 마음 편히 퇴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영광농협의 가장 큰 힘은 ‘상향식문화’가 자리 잡아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농민들을 위한 역량있는 조직으로 발전 할수 있다는 점을 꼽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정길수 전상임이사는 “대저 농사란 장사보다 이익이 적으니, 정부가 각종정책을 베풀어 ‘수지맞는 농사(厚農)’가 되도록 해주어야 하며, 그 둘째는, 농업이란 원래 공업에 비하여 농사짓기가 불편하고 고통스러우니, 경지정리, 관개수리, 협동화를 통하여 농사를 편히 지을 수(便農)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며, 그 셋째는, 일반적으로 농민의 지위가 선비보다 낮고 사회적으로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함에 비추어 농민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上農)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다산 정약용의 삼농 사상을 설명 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하였다.
김종훈 기자 kjh@tdy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