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돌봄 사각지대 해소 위해 공적 돌봄 체계 확충해야
[사설] 돌봄 사각지대 해소 위해 공적 돌봄 체계 확충해야
  • 투데이영광
  • 승인 2023.05.1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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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은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불린다.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가정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정을 따뜻한 사랑으로 넘치게 만드는 많은 날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5월은 가족 단위의 화합이나 친목을 위한 행사가 유난히 많은 달로 가정의 소중함을 생각하면서 가정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뜻 깊은 시기다. 하지만 각종 기념일이 연이은 가정의 달이 부담된다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천정부지로 치솟은 고물가에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어쨌거나 주머니가 얄팍해지는 때이지만 그만큼 사랑과 정성을 나눈다는 점에서 마음이 풍성해지는 때이다. 더욱이 코로나193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마음껏 가족의 정을 나누지 못했던 점을 생각하면 지금의 시간들이 새삼 소중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여전히 어두운 그늘에서 고통 받는 어린이와 노인들이 많다는 점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어린이날을 앞두고 생활고 등 신변을 비관해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흔히 동반 자살로 지칭되지만 자녀 살해 후 자살은 의사표현이 어려운 자녀에 대한 아동학대이자 명백한 살해 행위다. 자녀가 의사표명을 할 수 있는 나이일지라도 이들의 의사가 존중되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부모라도 자녀의 생사를 맘대로 할 수는 없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이기 때문이다.

 가정 밖에서도 아이들은 불안하다. 최근 초등학생이 음주운전 차량과 대형화물에 치여 숨지는 일이 연이어 발생했다. 그것도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사고여서 너무나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어린 자녀를 잃은 부모의 심정을 생각하면 사고자에 대한 엄벌이 당연하고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안전 법규 강화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어린이가 있는 곳은 어디나 다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그 정도로 안전을 강화하고 보호해야 할 어린이들이다.

 또 부모에게 분리 되는 아이들이 매년 5천 명씩이나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이 중 90% 이상이 아이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모와 분리되는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자녀를 버려도 크게 처벌받지 않아 이를 조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모에게 버려졌다는 것은 아이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성장 과정에서 정서적으로도 엄청난 트라우마로 자리 잡게 된다. 해외에서는 아동의 유기나 방임을 중범죄로 간주하고 징역형 등의 처벌이 이루어지는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 관대한 실정이다. 관련 법안을 제정하여 자녀 유기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력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노인학대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노인학대는 거의 대부분 가족에 의해, 가정 내에서 발생한다. 가족 중에서도 아들이 40%를 넘고 이어 딸과 며느리 순이다. 가장 믿고 의지하는 자녀에게 학대당했을 때 부모가 느끼는 좌절감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도 이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끝까지 자식을 보호하려는 부모의 마음인 것이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 속에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행복한 노년을 보내기 위한 지원과 혜택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급격한 고령화 현상을 고려하면 공적 돌봄 체계를 하루속히 확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