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인에 욕설 듣고 폭행당한 공무원… 근본적인 대책 마련해야
악성 민원인에 욕설 듣고 폭행당한 공무원… 근본적인 대책 마련해야
  • 최윤희 기자
  • 승인 2023.05.0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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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휴대용녹음장치 도입키로
-폭언·폭행·돌발상황 적극대응 기대

 민원인이 염산면사무소에서 공무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425일 오전 940분께 염산면사무소에 50대 남성 A씨가 들어섰다. 그는 직원 외 출입금지구역인 직원 휴게실을 오가며 고성을 지르고 직원들을 위협했다.

 보다 못한 공무원 B씨가 왜 그러시느냐, 직원 휴게실은 들어가시면 안 된다며 그를 진정 시켰다. 하지만 B씨에게 돌아온 건 폭력이었다.

 A씨는 자신을 말리던 B씨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으로 가슴을 가격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누구도 말릴 틈이 없었고, A씨가 난동을 부리기 시작할 무렵 한 직원이 파출소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염산파출소 경찰관이 염산면사무소에 도착했지만 A씨는 이미 자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염산면사무소 직원들은 인근에 사는 A씨가 언제 다시 찾아와서 행패를 부릴지 몰라 노심초사 하고 있다. ·면사무소는 군청과 달리 출입이 자유로운 데다 청원경찰 등이 배치되지 않아 민원인 폭행에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이다.

 A씨가 소란을 피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A씨는 이번 일이 벌어지기 전에도 군청과 면사무소 등에서 공무원을 상대로 막말과 욕설을 일삼았다.

 이처럼 민원담당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정신적, 신체적으로 위협받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군에서 악성민원 대응 모의훈련과 매뉴얼 등을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미온적인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군은 폭언, 폭행 등 위법행위에 노출된 민원 담당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7월 중 군청 민원실과 읍·면사무소 공무원들에게 녹취와 촬영이 동시에 가능한 '웨어러블 캠'을 일괄적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민원인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녹화 전후에 사실을 고지하고 사용자 교육을 실시해 민원인 권익 침해 등 불이익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할 예정이다.

 웨어러블 캠 도입이 민원 담당 공무원을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법과 원칙에 따른 공정한 민원처리 풍토 확립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웨어러블 캠 도입 외에도 다각적으로 예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직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보다 많은 군민들에게 친절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조만간 A씨를 불러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