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일수산 비린내 없는 ‘거꾸리 굴비’ 특허 화제
범일수산 비린내 없는 ‘거꾸리 굴비’ 특허 화제
  • 최윤희 기자
  • 승인 2023.04.11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조 방식 바꿔 감칠맛 UP↑…반영구 건조용 걸개로 환영오염 DOWN↓

 영광하면 단연 굴비가 떠오른다. 소금에 절여 말린 굴비는 영광굴비가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광굴비는 칠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특대형의 조기로 만드는데 알이 찬 기름진 조기를 잡아 3월경 굴비건조에 적합한 시기에 독특한 건조법으로 제조하기 때문이다.

 보통 굴비는 1년 이상 간수가 빠진 영광산 천일염으로 간을 해서 비닐끈으로 엮은 다음 깨끗한 물로 세척한다. 이후 40-90일 정도 건조를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법성포 주변은 낮에는 45% 밤에는 95% 이상의 습도가 5-6시간 지속된다. 낮에는 해풍에 건조가 이뤄지고, 밤에는 내부의 수분이 외부로 확산돼 숙성 효과를 내기 때문에 부패하지 않은 최상의 굴비가 탄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굴비 내부의 수분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특유의 비린내를 막기 어렵다. 이에 김범철(52) 범일수산 대표는 독특한 건조 방법을 도입해 비린내를 줄이는 방법을 개발해 냈다.

 김 대표는 가로로 엮인 굴비는 세척 과정에서 불순물들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비린내가 난다는 생각에 거꾸로 매달아 건조시킬 수 있는 걸개를 직접 만들어 사용해 봤더니 건조시간도 단축되고 비린내도 잡혔다면서 거꾸리 걸개는 재활용이 가능해 비닐끈을 사용할 경우 초래되는 환경오염까지 줄일 수 있어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거꾸리'로 이름 붙인 생선 건조용 걸개를 직접 제작해 특허까지 받았다. 김 대표의 자문으로 지난 2021년 신한대 홍승희 교수팀이 연구한 결과, 거꾸로 매달아 건조한 굴비가 가로로 엮어 말린 굴비보다 비린내가 절반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로 등록된 김 대표의 발명품은 굴비의 감칠맛 증가뿐 아니라 쓰레기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기대가 더 크다.

 김 대표가 만든 걸개는 재사용이 가능해 해양폐기물을 줄이는 효과도 탁월하다. 굴비를 엮는 끈에는 비닐끈이 사용된다. 한번 사용한 비닐끈은 재사용이 불가능해, 영광에선 매년 300톤에 달하는 엮걸이 끈폐기물이 발생한다.

 이 걸개는 반영구 사용으로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굴비업체에 경제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김 대표는 굴비 특유의 비린내를 이유로 기피하는 젊은층 주부나 어린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거꾸리 굴비를 먹을 수 있을 것이라며 거꾸리 걸개가 반건조 생선업계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