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방지턱 너무 많아 불편해요”…무분별한 설치로 사고 유발
“과속방지턱 너무 많아 불편해요”…무분별한 설치로 사고 유발
  • 최윤희 기자
  • 승인 2023.03.2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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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벗겨지고 알림판조차 없어, 물품 추락 등 운전자 안전 위협
-인적 드문 도로에 마구잡이 설치

 교통사고를 막기 위한 과속방지턱이 마구잡이로 설치되는 데다 상당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운전자에게 피해를 안겨주면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나 사람들의 보행이 적은 일부 농촌 도로에 과속방지턱이 과다하게 설치돼 사고 위험이 높고 물품 추락 등이 빈번해 주민들까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과속방지턱은 폭 3.6, 높이 10이하로 제작하고 차량 통행 속도를 시속 30이하로 제한할 필요가 있는 구간에 도로·교통 상황과 지역 조건 등을 검토해 도로 관리청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장소에 한해 최소로 설치해야 하며 반사성 도료를 사용해 눈에 잘 띄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법령이 아니라 강제성 없는 지침에 그치다 보니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16일 영광읍 일대를 둘러본 결과 규격에 맞지 않게 설치된 부적격 방지턱이 많고 관리 부실로 도색이 벗겨지거나 표면이 파손된 경우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천사거리 인근 도로 구간에 설치된 6개의 과속방지턱은 방지턱 사이 거리가 짧은데다 일부는 표면이 파손돼 차량이 지날 때 둔탁한 소리가 나기도 했다.

 운전자 A씨는 얼마 되지 않는 구간인데도 불구하고 과속방지턱이 너무 많아 제 속도를 내기는커녕 교통흐름에 지장을 받는 것은 물론 수시로 제동을 해야만 해 연료 소비도 높아지는 부작용이 있다교통안전이라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인적 드문 도로에 불필요하게 많이 설치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과속방지턱 주위에는 차량의 급정거 흔적으로 가득하고 운전자들이 방지턱을 피하기 위해 곡예운전도 서슴지 않아 교통사고를 유발할 우려를 낳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조차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성면에 거주 중인 주민 B씨는 주민들이 농산물을 싣고 다니다가 방지턱 때문에 급정거를 할 경우가 많아 농산물이 차량에서 떨어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할 때도 종종 있다면서 수요를 감안하지 않은 채 과다하게 설치된 안전시설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과속방지턱의 경우 전체 현황 파악과 정비가 필요한 곳을 별도로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민원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정비 사업을 벌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