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산후조리원 폐원…분만 사각지대 해소 절실
유일한 산후조리원 폐원…분만 사각지대 해소 절실
  • 최윤희 기자
  • 승인 2023.03.14 09: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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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출산 인프라
-산후조리원 원정에 산모불편 호소

 관내에 산후조리원이 전무해 영광 지역 예비 산모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21년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모의 산후조리원 이용률은 81.2%며 선호하는 산후조리 장소로 산후조리원을 선택한 출산 가구가 78.1%로 가장 높았다.

 이처럼 산후조리원 선호도와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산후조리원이 없는 지자체는 고흥, 곡성, 구례, 담양, 무안, 보성, 신안, 영암, 장성, 장흥, 진도, 함평, 화순 등 13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광군도 하나뿐인 영광종합병원 산후조리원이 적자 누적과 인력난을 이유로 지난 2월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예약을 받지 않는 등 폐원 절차에 들어가면서 출산을 앞둔 지역 산모들과 군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안정적인 분만과 산후조리 그리고 예후 관리를 위해 원정에 나서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임신출산 의료기관 격차에 따른 젊은 층 비유입으로 인구 고령화 및 지역 소멸 우려도 제기된다.

 지역소멸을 막으려면 그곳에 터전을 잡고 살아갈 인구를 유입해야 한다. 특히 아이가 있는가정이 많아지도록 하는 게 절실하다. 각 지자체에서 출산장려금 등을 주며 출산지원정책을 쓰는 이유다. 문제는 출산지원금만으로는 저출산이나 인구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려면 경제적인 지원책보다 아이를 키우는 환경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당장 출산을 앞둔 산모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홍농읍에 거주하고 있는 황모씨는 임신 12주차가 넘어서며 타 지역의 산후조리원도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을 알아보는 중이다. 황모씨는 영광에 있는 산모들은 대부분 광주로 가서 출산하고 산후조리도 하고 있다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에서 여전히 임신과 출산 과정에 번거로움이 있다는 건 모순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근 영광종합병원 산부인과를 이용한 산모 이모씨는 임신 후 초기에는 영광종합병원 산부인과를 찾는 분들이 많지만, 개월 수가 지나면서 1시간 거리인 광주로 가는 현상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있어야 할 산후조리원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공공산후조리원의 시급한 건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같이 임신출산 인프라가 불균형한 상황에서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은 출산을 앞뒀거나 출산 계획을 세운 젊은 층의 거주 유인이 없는 점 역시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도에서 공공 산후조리원 공모를 하면 지원하고, 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인프라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