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학생들 ‘등교 전쟁’…학교까지 왕복 2시간
특수학교 학생들 ‘등교 전쟁’…학교까지 왕복 2시간
  • 최윤희 기자
  • 승인 2023.02.2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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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급 21학급, 최근 많이 생겼으나 아직 부족해 원거리 통학 등 불편 여전
-학령 인구 줄지만 특수교육 대상자는 해마다 증가, 관내 특수학교 설립 시급

 영광군의 장애 학생 학부모들이 특수학교를 찾지 못해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수교육이 필요한 중증 장애 아이를 키우고 있는 A씨는 이른 아침마다 분주하다. 관내에 특수학교가 없어 타 지역으로 학교를 가야 해 통학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A씨는 이른 시간부터 아이를 데리고 차로 1시간을 달려 학교에 가야 한다.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에 다니는 장애 학생 부모 B씨는 아이가 일반 아이들하고 수업할 때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고 그냥 앉아 있다조금이라도 자립할 수 있게 능력을 키워줬으면 좋겠는데 일반학교에서는 한계가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장애 아이를 둔 C씨와 D씨는 아이들을 승용차로 왕복 2시간 거리의 광주에 위치한 특수학교에 보내고 있다. 사회 진출을 위해 필요한 맞춤형 직업 교육을 특수학급에선 받을 수 없어서다.

 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교육 수요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시설 부족과 인권 침해, 교육 과정의 획일화 등 여전히 문제투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수교육은 특수학교와 일반학교로 나뉜다. '특수학교'는 장애 학생만을 교육하는 별도의 학교이다. 일반학교의 경우 장애 학생을 따로 모아 학급을 만든 '특수학급', 장애 학생이 비장애 학생과 함께 수업을 듣는 '통합학급'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특수교육 수요가 늘고 있지만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영광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관내 유···고 특수학급은 21학급, 특수교육 대상자는 모두 95명으로, 202189명과 202093명 등 해마다 증가세다.

 장애 유형별로 세분화된 직업 훈련을 받을 수 있는 특수학교 진학을 원하는 장애 학생 학부모들이 많다. 영광은 특수학교가 없어 원거리 통학 등의 불편이 있다. 이에 연령대 별로 체계화된 교육과 지원을 받도록 소규모 단일과정 특수학교를 설립해야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영광교육청 관계자는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마땅한 부지를 찾기 힘들고 예산도 상당히 투입되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