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아프면 어디로…영광군, 어린이 의료 ‘사각지대’
야간에 아프면 어디로…영광군, 어린이 의료 ‘사각지대’
  • 최윤희 기자
  • 승인 2023.01.1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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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야간진료 공백 더는 방치해선 안 돼
-응급기관 대부분 전문의 없어, 원정 이동
-아동 진료 야간 공백, 속 타는 부모들

 “출산율 전국 1위인 도시에 소아 전용 응급병원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영광이라면서요

 병원 진료가 끝난 시각, 영광의 젊은 부모들은 저녁에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가슴이 철렁한다. 영광에는 야간진료를 하는 소아과가 없기 때문이다.

 영광의 경우 소아과가 있는 병원은 기독병원과, 종합병원 두 곳으로 영광기독병원에서는 소아청소년과에 전문의 1명이 오전과 오후의 진료를 맡으면서 야간진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영광종합병원은 응급실에서 야간 소아과 진료가 가능하지만 소아과 전문의가 항상 대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영광지역에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심야 시간 아이가 아플 경우 중증환자가 많은 응급실을 찾거나 1시간 거리인 광주의 아동병원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종합병원이나 영광군청에는 왜 야간진료를 하지 않느냐, 지자체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성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16개월 아이를 둔 직장인 A씨는 영광지역에는 오후 6시 이후로 소아과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 없어 1시간 거리인 광주에 있는 병원으로 간 적도 있다출산율 전국 1'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영광'이란 구호는 말잔치에 불과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요즘 아이를 둔 부모는 대부분 맞벌이이다. 이 때문에 일과가 끝난 후 아픈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경우가 많다.

 영아 자녀를 둔 B씨는 야간에 소아과 진료를 할 수 있는 응급실이 한 군데도 없다는 게 불안하다밤에도 보호자들이 안전하게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영광에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달빛어린이병원은 18세 이하 소아 경증환자가 평일 야간과 휴일에 문을 연 병원이 없어 겪는 불편과 대형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면서 겪는 진료비 부담을 줄여주고, 신속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4년 도입됐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둔 의료기관이 지자체에 신청, 보건복지부의 지정을 받아 운영되는 시스템으로 경증 소아환자(18세 이하)는 평일 야간과 휴일에도 전문적인 소아진료를 받을 수 있다.

 별도의 공모 기간은 없지만 인근 전북의 경우 지자체가 직접 공모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군 보건소 관계자는 정부나 지자체 모두가 공공의료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지만 예산이나 효율성 문제가 관건이라며 수요조사와 타당성 조사를 실시해 달빛어린이병원 등 사각지대에 있는 의료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