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유·등유 고공행진에 서민들 가계 휘청…대응책 마련해야
[사설] 경유·등유 고공행진에 서민들 가계 휘청…대응책 마련해야
  • 투데이영광
  • 승인 2022.11.22 0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값이 꾸준히 내리고 있는 반면 '서민 연료'인 경유와 등유 가격은 꾸준히 오르면서 서민들의 등골이 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뒷짐만 지고 있어 정부와 지자체가 서민경제 파탄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L1,659원을 기록했다. 반면 경유값은 1,889원까지 올랐다. 휘발유와 경유와의 가격차가 L230원까지 벌어졌는데, 이날 등유가도 리터 당 1,724원까지 치솟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휘발유와 가격 역전까지 나타났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값을 역전한 것은 20086월 이후 14년 만이다. 국내에서는 경유보다 휘발유에 세금을 더 높게 부과하기 때문에 휘발유 가격이 경유보다 비싸다. 그런데 올해 511일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처음 역전되더니 613일부터 4개월 넘게 경유 값이 훨씬 높게 유지되고 있다. 기름값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경유차를 선택했던 전국의 수많은 서민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유류세 보조금을 못 받는 영세사업자들의 고통은 더 크다.

 대표적 서민 연료인 등유 가격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등유 값이 1년 전보다 무려 60%나 폭등한 탓에 등유 가격이 휘발유에 육박 중인데 심지어 휘발유보다 등유가 더 비싼 곳까지 생겨났다. '서민 연료'라는 말이 무색한 지경이다. 더욱이 난방 수요가 크게 느는 동절기가 다가오면서 경유와 등유의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어 살인적인 경유·등유가가 예상되면서 원성이 높다.

 문제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에 있어 경유가 휘발유보다 작고 등유는 아예 배제됐다는 점이다. 농어촌에서는 도시가스나 지역난방이 들어오지 않는 곳이 많고, 농기계나 선박 등도 등유나 경유를 연료로 하기에 부득불 값비싼 등유나 경유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참에 경유 값이 산업 경쟁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 유류세 체제를 재정비할 필요도 있다.

 국내 정유업계는 경유 생산량 증가에 나섰지만 정유사들이 경유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비중은 전체 생산량 대비 최대 1% 수준에 불과해 공급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민 생계용만이라도 당분간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병행 대책을 내놔야 한다. 경유 값은 산업 경쟁력과도 밀접한 관계다.

 한편 영광군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업인들을 위해 면세유 인상분을 지원하기로 했다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영광군은 어업용 면세유 구입비 25,000만 원을 지난 4월경에 긴급 편성했다. 영광군이 이런 방안을 스스로 마련한 것처럼 다른 시군들도 서민과 농어민의 연료비를 지원하는 다양한 방안들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름 값 부담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물가를 끌어올리고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등유에 붙는 개별소비세를 즉각 유예하는 등 조속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서둘러 서민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