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군서농공단지 주변 '물고기 떼죽음' 풀리지 않는 의혹
영광군 군서농공단지 주변 '물고기 떼죽음' 풀리지 않는 의혹
  • 최윤희 기자
  • 승인 2022.07.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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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7일, 민물고기 30여 마리 죽은 채 하천에 방치돼

 군서 농공단지 인근 하천인 군서천 주변에서 수 천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 영광군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군은 지난 12일 물고기가 폐사했다는 민원인의 신고를 받고 현장 조사에 나섰다. 군서천 주변에서 수 천 마리의 물고기 폐사를 확인했고, 군서천 물과 농공단지 내 의심업체 몇 곳의 물을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 에 검사를 의뢰했다.

 군서천 물고기 폐사를 목격한 제보자에 의하면 지난 11일부터 군서천 주변에 악취가 진동했고, 수 백 마리의 붕어·잉어 등 민물고기 사체가 보이기 시작했다군서 농공단지에 들어선 업체에서 흘러나온 폐수 때문에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근처를 매일 오가는데 며칠 전까지 물이 깨끗했다원인은 농공단지에서 흘러내려온 폐수 아니고선 갑자기 그렇게 죽을 일이 뭐가 있냐고 덧붙였다.

 군서 농공단지에는 레미콘 회사와 폐플라스틱 재생공장·폐비닐 공장 등 20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고 내부에는 매일 70~80톤 가량의 오폐수를 처리하고 있는 폐수처리장이 설치돼 있다.

 이에 일부 군민들은 군서천 인근에 위치한 군서 농공단지 오·폐수 유출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런데 군서천의 물고기 폐사가 사건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앞서 지난 달 7일에도 20~30크기의 민물고기 30여 마리가 죽은 채 하천에 방치돼 인근 주민들이 군에 민원을 제기했고 군은 현장 실사를 통해 하천 물을 채취해 전남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 의뢰를 요청했지만, 모든 항목에서(생화학적 산소 요구량 외 5가지 검사) 특별한 이상 반응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검사 결과를 통보 받았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당시 비가 내리면서 인근 농지의 농약성분이 하천으로 스며들어 물고기가 죽은 것으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여름철 강수량 부족과 수일간 지속된 무더위로 용존 산소량 부족 등과 농약성분에 따른 폐사로 단정 지을 수 있겠지만 이번처럼 수 천 마리의 물고기가 일시에 폐사한 것은 하루 이틀 뒤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에 미리 농공단지 내부에서 조직적으로 오·폐수를 흘러 보냈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추정이다.

 또한 군서천은 주변 논밭의 농업용수로까지 쓰이고 있어 농작물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농민 A씨는 물고기가 죽은 상태니까 참 걱정스럽다. 더러운 물이 농사에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답답하다그래서 지금 논에다가 현재까지는 물을 못 대게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폐수 방류와 녹조 현상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조사중이라며 조사를 통해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밝혔다. 이어 폐사 현상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농업용수를 이용 중인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진행한 검사 결과는 2주 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