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간호사 부족으로 병실 놀리는 영광종합병원
[사설] 간호사 부족으로 병실 놀리는 영광종합병원
  • 투데이영광
  • 승인 2022.01.1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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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행정 같이 고민해서 대책마련 필요

 농어촌을 비롯한 지방의 의료 환경이 도시에 비해 열악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방과 수도권의 의료 격차는 간호사 인력 부족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군내 병원들이 만성적인 간호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탓이다. 영광종합병원은 빈 병실이 있는데도 간호사가 부족해 입원 환자를 더 이상 받지 못하고 병동 하나를 폐쇄하고 병상을 놀리고 있다고 한다.

 지방 병원들은 간호사를 고용하고 싶어도 고용할 간호사가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매년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새롭게 간호사 면허를 따는 사람이 17천명에 달하고, 간호사 면허를 가지고 있는 이들도 32만명에 달하는데, 신규 간호사들은 대부분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취직한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간호사의 평균 근무 연수가 5.4년에 그친다는 점이다. 아무리 신규 인력을 충원해봐야 빨리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보니 간호사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과중한 업무량과 열악한 처우, ·가정 양립의 어려움 등이 꼽힌다. 처우가 열악하다 보니 생활여건이 좋은 도시로 간호사가 몰리고 결혼이나 출산 뒤에는 복귀가 힘들어지다 보니 이내 인원 부족에 시달리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이 열악한 근무 환경을 낳고 또한 지역 이탈 현상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니 적당히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이직과 의료현장 이탈 현상에 선제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규인력 배출을 위한 간호대학 입학정원은 10년 사이 이미 2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이다. 그럼에도 의료현장을 떠나는 간호사가 계속 늘어나 병원들이 인력 부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보호자가 필요 없는 병원을 만든다며 의료현장에서의 심각한 간호사 인력난에도 불구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에 이어 수술실 환자안전관리료 적용등급 기준 개편 등 간호사 수요를 유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것이 지역 병원들의 간호사 부족 현상을 부추기는 또 하나의 원인이라고 한다.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 피해를 보는 것은 군민들이다. 때문에 간호사 불균형 해소 대책 등 의료 격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획기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보건복지부가 의료서비스의 지역 간 격차문제를 중요한 사회문제의 하나로 인정한다면 이에 대한 대응책 제시 역시 시급해야 한다. 현재 농촌의 경우 극심한 고령화로 인해 필수의료 서비스가 더욱 필요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다 같은 국민인데 도시지역은 의료 혜택이 넘치고 농촌·산촌 지역은 현저히 미흡하다면 누가 불편한 시골에서 살고 싶겠는가.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서둘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