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빛 원전 3호기 고무판 배관 이탈 사고, 안전에 문제는 없나
[사설] 한빛 원전 3호기 고무판 배관 이탈 사고, 안전에 문제는 없나
  • 투데이영광
  • 승인 2021.08.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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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24일 오후, 영광군 한빛 원전 3호기에 '1차 해수유입 냉각수 최종 출구' 배관 내 고무재질 코팅면 일부 이탈 문제로 유량이 감소하자 곧바로 감발운전에 들어갔었다. 원인 파악에 나선 한빛본부는 25일 오전 550분께 점검을 마치고, 630분부터 출력 상승에 들어갔다고 한다. 한빛원전 측은 전력수급 상황이 안정화 된 이후 우회 유로를 확보한 뒤 발전 정지 없이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문제의 고무판과 배관을 보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다행히 인명 피해나 방사성 물질 누출은 없다고 하나, 한빛원전이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 22곳 중 격납건물의 내부 공극과 철판 부식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등 안전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도 증기발생기 안에서 시공 중 실수로 남긴 것으로 보이는 망치가 발견된 터라 이번 사고에 쏠리는 눈길이 더욱 불안하다.

 장기간 정비를 했음에도 툭하면 고장이니 오히려 불안감만 높아지고 있다. 원전 당국이 말로만 믿으라며 실제로는 노후 원전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가뜩이나 한빛원전 3,4호기는 20197월 원자로 격납건물 부식 및 부실공사 등으로 인해 다수의 구멍이 수백 곳 발견된 원전이다. 결코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더 큰 문제는 더딘 사고 예방 대책이다. 원전 사고는 지난 20195월에도 일어났다. 한빛 1호기 제어봉 제어능 측정시험 과정에서 열출력에 이상이 생겨 원자로 냉각재 온도가 급상승했다. 한수원은 열출력이 제한치(5%)를 초과하면 즉시 원자로를 수동정지해야 한다는 운영기술지침서를 어기고 12시간 가까이 원자로를 가동시켰다. 면허가 없는 사람이 제어봉을 조작한 정황도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한빛1호기는 격납용기의 콘크리트 구멍, 내부철판의 부식, 화재발생 등으로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로부터 폐쇄요구를 꾸준히 받았던 원전이다. 또한 지난해 한빛 5호기의 원자로헤드 정비 과정에서 무자격자가 작업을 하고 부실 공사가 이뤄졌다. 이러니 한빛 3호기 역시 계획예방정비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정비가 끝난 지 7개월도 안 된 상태에서 일어난 사고여서다.

 효율성과 안전성은 원전에는 양날의 검이다. 양대 가치가 충돌할 경우 무조건 안전성을 택해야 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렇지 않아도 1986년 건설 초기부터 문제가 됐던 부실 공사 논란과 이미 발견된 200개의 3·4호기 균열에 이어 최근에는 5호기까지도 중대한 결함이 드러난 상황이다. 고장이 잦아지면 설계수명까지 기다릴 것 없이 조기 폐로를 추진하자는 주장이 나와도 이상할 것 없다. 안전성 및 시민 신뢰 확보를 위한 원전당국의 결자해지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