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마철, 재난 대비 기반시설 강화해야
[사설] 장마철, 재난 대비 기반시설 강화해야
  • 투데이영광
  • 승인 2021.07.1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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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초부터 영광을 비롯한 전국에 장마가 시작됐다. 지난해 내린 집중호우로 영광군 영광읍과 법성면, 군남면에서는 산에서 도로로 물이 다량 유입되면서 도로가 침수됐고, 제방뚝이 10m 유실되는 등 주택과 도로, 농경지가 침수되는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해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한 곳 중 응봉소하천 재해복구사업, 영광 세월천, 대마 주교천, 군남 서당천, 법성 덕평천, 법성 장자천, 법성 와탄천 제방이 아직 수해 복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긴장감은 더 높다. 이번 장마의 특징은 조금씩 오랫동안 내리던 과거의 형태와 달리 국지성 집중호우로 물폭탄을 쏟아내며 도로 매몰, 하천 제방 유실 등 여러 피해와 홍수와 폭염 피해가 번갈아 나타난 것도 처음 겪는 일이다. 한마디로 예측 불가능한 기상이변급 재해가 처음으로 닥친 것이다.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은 매년 홍수피해상황 보고서를 통해 단기 집중호우 양상이 뚜렷해져 중·소규모 하천이 취약하다는 의견 제기를 반복했으나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집중 호우의 침수 피해가 같은 지역에서 반복해 일어나는 것은 그만큼 재난대응 체계가 부실하다는 뜻이다.

 이제 기상이변은 이변이 아니라 일상적인 현상이 됐다. 장마에 비가 안 오거나 장마가 아닌데 비가 쏟아지는 일은 더이상 이변 축에도 못 낀다. 하지만 배수관로 등 도시의 기반시설은 이런 급격한 기후변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다. 현재 시설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 패턴 변화를 따라잡기가 역부족이라고 했다. 정부가 홍수의 근본 예방 대책보다 사고발생 위험 시 신속 대응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지난해 장마를 교훈 삼아 기후변화 관련 중장기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기상청은 장마 초기인 7월 초순의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높다고 했다. 저기압이 장마전선을 발달시키면 집중호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아직 수해 복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긴장감은 더 높다. 기상청은 고액의 기상장비를 들여놓고도 예보가 번번이 엇나간다는 비난을 피하려면 더 철저한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비상한 상황이 일상화됐는데도 대처가 종전 수준이라면 재난을 오히려 키우는 것이나 다름없다.

 통상 장마는 한 달가량 이어지지만, 역대 최장기록을 세웠던 지난해 장마처럼 길어질 수도 있다. 장마 때는 연중 강수량의 4분의 1에 달하는 350mm 안팎의 많은 비가 짧은 기간에 쏟아지는 탓에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조심 또 조심하는 게 상책이다. 재해 때마다 어김없이 남는 후회가 있다. ‘한 번 더 점검할 걸하는 때늦은 한탄이다. 올해는 그런 후회가 남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