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3·4호기 문제 현대건설 ‘묵묵부답’
한빛원전 3·4호기 문제 현대건설 ‘묵묵부답’
  • 김형식 기자
  • 승인 2020.10.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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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한빛 4호기에서 공극이 처음 발견된 뒤 원전 조사 거쳐
현재까지 확인된 공극은 한빛 3호기가 124개, 4호기 140개 달해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한빛원전 3·4호기에서 다수 발생한 격납건물 공극(孔隙-air gap-틈새 구멍)과 관련, 현대건설이 도의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현대건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재훈 사장은 지난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17년부터 한빛 3·4호기에서 발견된 격납건물 공극에 대한 책임 소재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의원의 질의에 현대건설의 책임이라고 단정적으로 답했다.

 일단 법률상으로는 손해배상 청구 기간이 지났지만, 도의적으로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정 사장의 지론인 셈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의 한 관계자는 지난 13도의적 책임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일축했다.

 현대건설이 원전 시공의 대표기업으로 설 수 있었던 데는 한빛 3·4호기를 수주하게 된 것이 결정적 발판이 됐지만, 정작 부실공사 책임과 관련해서는 수수방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현대건설은 한수원의 후속대책 협의나 한빛 3·4호기 공극 등 원인 조사 과정에서도 시공 품질 보증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왔다.

 이용빈 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2018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현대건설에 공극 발생에 대한 책임 분담 방안을 논의하자는 공문을 4차례나 보냈지만, 현대건설이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국내 원전 9기를 건설했고, 현재 건설 중인 신한울 1·2호기 시공사인 만큼 책임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지난해 이원우 현대건설 부사장이 노웅래 국회 과방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자체 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원전 시공의 하자보수 기간이 종료돼 책임이 없다고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20176월 한빛 4호기에서 공극이 처음 발견된 뒤 원전 조사를 거쳐 현재까지 확인된 공극은 한빛 3호기가 124, 4호기는 140개에 이른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빛 3·4호기에서 다수의 공극이 발생한 것이 야간에 부실공사를 했기 때문이라는 공식 조사 결과를 한빛원자력안전협의회에 보고한 바 있다.

 한편 현대건설은 현재 건설 중인 신한울 1·2호기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