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값 폭락… 농가의 신음
양파값 폭락… 농가의 신음
  • 투데이영광
  • 승인 2019.06.11 1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배면적 줄었는데 유례없는 풍년… 농가 피해 커져
양파 재배 전년比25% 감소… 날씨가 변수 단위당 생산량 급증

 영광군에 따르면 올해 전국 양파 재배면적은 1만8923㏊로 지난해 2만2849㏊보다 17%줄었다. 전남지역 양파재배는 8475㏊로 지난해의 1만1327㏊보다 25% 줄었다. 하지만 전남의 경우 올해 예측생산량은 지난해 49만3000톤보다 8만1000톤이 증가한 57만4000톤을 기록할 전망이다. 생산단수(㎏/3.3㎡)가 지난해 평당 19㎏에서 올해는 평당 21.4㎏으로 15% 증가했기 때문이다.
 영광군은 어려움을 겪는 재배 농가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전라남도 50%, 영광군(농협) 30%, 농가 자부담 20%의 예산을 들여 영광지역 392ha에 달하는 농가 생산량을 산지폐기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몇 년째 계속되는 양파 가격 하락으로 농가들은 자발적으로 생산면적을 줄였으나, 단위당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전체 생산량은 도리어 늘어난 셈이다.
 전남지역 곳곳에서 재배되는 양파 값이 끝없이 폭락하고 있다.
양파 재배면적은 줄었지만 유례없는 풍년으로 과잉 생산된 게 주된 원인이다. 
 전남도와 농협중앙회 전남본부는 과잉생산 양파 1만톤의 산지폐기 등을 통해 가격 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양파 재배 농가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지난 겨울 날씨가 좋은데다 이렇다 할 병충해도 없어 최적의 생육환경이 조성돼 올해 생산량은 오히려 10~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본격적으로 알이 굵어지는 5월 들어 적당한 강수량과 일조량까지 더해 작황마저 좋아졌다. 좋은 날씨 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농사가 예상 밖으로 풍년이 되는 바람에 가격이 내려가게 된 것이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양파 1㎏ 가격은 이달 평균 582원으로 지난달 평균값 910원보다 크게 떨어졌다. 적정 가격 1000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5월 평균 가격은 976원/㎏이었으며, 지난해에도 659원/㎏을 형성했다.
 본격 출하 시기인 다음달 초가 되면 전국에서 양파 물량이 쏟아질 수밖에 없어 양파 가격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파 가격 폭락은 전국 재배면적의 39%를 차지하는 전남지역 농가의 피해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양파 가격 폭락이 이어지자 정부와 지자체들은 수급대책을 내놓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소비촉진을 통해 가격조정에 따른 수요 증가분을 시장에서 흡수하고 일부 물량은 수매 비축, 수출 촉진, 산지 출하정지 등의 추가 수급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출하 정지 1만2000톤, 수매비축 6000톤 외에 특별한 대책이 없어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턱없이 미흡하다는 것이 농업 현장의 여론이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도 차원에서 주산지 시군, 농협과 협의해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
 전남도는 올해 양파 생산량이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15만1000톤 과잉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도 자체적으로 중만생종 1만톤, 163㏊를 신속시장 격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수확기 이전 3만톤 이상 물량을 조속히 시장 격리하고, 1만8000톤 수준의 수매 비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수차례 정부에 건의했다. 하지만 이번 정부 대책 물량은 과잉 생산 예상량의 1/4 수준에 불과해 재배농가와 생산자단체가 추가 대책을 요구해왔다.
 이같은 여론을 반영해 전남도 주관으로 주산지 시 군, 농협, 농업인단체와 긴급회의를 열어 1만톤 시장 격리를 결정하고, 양파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시 군 등과 함께 총 34억 원의 예산을 들여 6월 초까지 중만생종 양파 시장 격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홍석봉 전남도 친환경농업과장은 “양파 가격 및 수급 안정을 위해 다른 도와 공동보조를 취하는 등 협력이 필요하다 며 주산지 시 군에서도 생산량 등을 감안해 자체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소비자도 국산 양파 소비 확대에 적극 동참해 주 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도와 농협 전남지역본부는 또 양파 팔아 주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한편 양파농가의 영농비용을 절감을 위해 일손 돕기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