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을 떠나 보내며
제자들을 떠나 보내며
  • 김종훈기자
  • 승인 2017.02.07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광여자중학교 조은비 선생님

  지난 2월 2일 펼쳐진 영광여자중학교의 졸업식은 여느 졸업식처럼 이별의 아쉬움이 가득 했다.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될 학생들은 새로운 희망을 안고 친구들과의 이별 또한 새로운 시작이라는 꿈을 내비췄지만 졸업장을 수여 받은 학생 한명 한명을 안아주는 3학년 담임 선생님의 표정에는 지난 1년동안 못해주었던 아쉬움만 가득 남아 있다.
  예전과 많이 바뀌어버린 졸업식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졸업생들이 주인공으로 빛나는 구성이기에 졸업식에 모인 가족들 역시 영상과 학생들의 편지, 그리고 선생님들의 마지막 인사에 숙연해지다가도 웃음꽃을 피우기도 하였다.
  마지막 종례를 받기 위해 교실에 모인 3학년 4반의 학생들은 친구와의 마지막 추억을 담기 위해 시끌벅적, 아이들을 모아 종례를 진행 하는 조은비선생님의 목소리는 아쉬움을 감추려는 듯 더욱 또렷하기만 하다.
  2010년 교단에 선 후 올해 첫 3학년 담임을 맡아 보았다는 조은비선생님은 종례가 끝난 뒤에도 아이들을 한명 한명 챙기며 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당부를 하기 바쁘다.
  모든 아이가 떠난 후 남아 있는 교실에서 진행 된 인터뷰에서 조은비 선생님은 “호기심과 긴장감 가득한 눈빛으로 교실에 앉아있던 제자들과 첫 만남을 가졌던 순간의 설렘이 아직도 고스란히 느껴지는데 늘 그렇듯 헤어짐의 순간은 참 빠르게도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교직에 들어선지 5년차에 중3 담임은 처음 맡아본지라 1년동안 훌쩍 자라 꽤 성숙해진 모습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아이들을 보며 느끼는 뿌듯함과 대견함은 이별의 허전함을 넘어서는 또 다른 의미가 있었습니다. 항상 더 바른 아이들로 커 나갈 수 있도록 지도해야겠다는 사명감에 잔소리도 많이 했지만 늘 수용적인 태도로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졸업하는 순간까지 특별한 문제 없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성장하여 떠나는 정 많고 사랑스러운 제자들로 인하여 한 해 동안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한 명 한 명 더욱 더 많이 살피고 이야기 나눌 시간을 가졌더라면 하는 미안함과 후회도 남지만 제자들이 중학교 교정을 떠난 후에도 그립거나 힘든 순간이 있을 때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고등학교 3년이 지금까지 보낸 시간들 보다 더 고단하겠지만 힘든 순간들을 씩씩하게 극복해 나가며 각자의 가치로운 개인의 역사를 써나가는 사람으로 자라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